한하운의 시적 행로와 지향의식
초록 (Abstract)
나병은 오랫동안 종교와 신화 속에서 원죄와 타락의 상징으로 전유되어 왔다. 사회는 나환자를 고립시키고 이들에게서 지속적으로 수치스러운 의미들을 산출해냈다. 한하운은 나병의 독특한 사회적 성격으로 인하여 자아와 세계를 철저한 갈등과 대립의 구도로 파악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시인의 자의식을 강화하고 사회가 부여한 타자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나환자의 불안정한 육체적 조건은 당대의 보편적 경험과 인간의 근원적 고통을 환기하고 있었다. 배제와 격리의 사회적 시스템 속에서 한하운의 자기 학대와 고뇌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실존적 분투를 보여주었으며, 부정과 모순을 넘어서는 역설의 발판을 마련하여 인간회복의 항구적 시공간을 희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한하운의 작품은 그만의 특별한 시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아름다움과 비극을 동시에 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문학사에서 의미 있는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초록 (Abstract)
Leprosy has long been used as a symbol of original sin and corruption in religion and mythology. The society has isolated lepers and consistently produced shameful meanings of them. Han Ha-woon understood ego and the world in a structure of thorough conflict and confrontation due to the unique social nature of leprosy, which became an opportunity for the poet to reinforce his self-consciousness and check his self-identity as others granted by the society. His physical conditions arouse the universal experiences of his time and the fundamental pain of human beings. In the system of isolation and exclusion, his self-abuse and agony demonstrated his existential struggle to overcome despair, established a foundation of paradox to go beyond denial and contradiction, and finally led to his desire for a new world toward eternity. His works are based on his own desperate poetic experiences and contain both beauty and tragedy, thus holding a special place in Korean liter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