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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와 한하운 시에 나타난 소외의식

  • 발행년도
    2001년
  • 발행처
    숙명여자대학교
  • 저자
    박숙영
  • 학위논문사항
    (석사)학위논문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01. 8
  • 링크
    http://www.riss.kr/link?id=T11959990
  • 첨부파일
초록 (Abstract)

본 연구는 소외의식에 초점을 맞추어 李章熙와 韓何雲의 시 텍스트에 나타난 소외 양상의 특성과 더불어 그 극복 여부를 살펴보았다. 소외의식을 탐색한다는 것은 바로 시적 의미의 기반을 밝히는 중요한 작업일 뿐만 아니라, 작가의 세계관과 인생관 및 그 사회의 가치 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시인은 문학적 배경이나 시대적 상황이 서로 다르지만, 시의 밑바탕을 이루는 주요한 형질은 바로 철저히 소외된 자아에 대한 인식과 고통을 詩化한 점이다.
이장희 시에 표출된 소외 양상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냉정하고 적대적인 바깥 세상과 달리 포근한 안식처로서의 가족과 집으로부터의 소외는, 곧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의 교섭이 처음부터 단절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어머니의 喪失은 고월의 시에서 유아의 口脣的 단계로 退行하는 병든 자아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또한 성인으로서의 자아가 자기 내부의 幼兒的 욕구와 환상사이에서 분열을 일으킨다. 이러한 자기 분열은 바로 소외의식과 결부된다.
고월의 시에서 님의 의미는 어머니의 置換이며 理想愛의 승화이다. 그러나 海恨속에 피어오른 영혼을 구원시켜줄 님과 자신사이에 차단된 거리를 인식함으로써 소외의식을 느낄 뿐이다.
셋째, 1920년대 당시 서구의 世紀末的 사상의 혼류와 일제의 가혹한 식민지 정책은, 외부 현실세계와의 괴리감과 부조화를 낳았고 자기 자신의 존재속으로 침윤시켰다. 고월은 外界의 현실로부터 소외의식에 직면함으로써, 자아속으로 퇴각하는 나르시시트적 면모를 드러내었다. 또한 타인과의 공통성 결여와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내적 모순과 자기 내부에의 유폐, 어두운 시대적 상황과 가정환경 및 외부 현실로부터의 소외의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 충동에 이끌리고 만다. 말하자면 소외가 절망을 낳고 절망이 죽음을 산출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한하운의 시에서는 解放 후 좌우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과 더불어, 6·25라는 同族相殘으로 故鄕, 어머니, 戀人의 상실로 인한 소외의식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문둥이라는 罪名으로 인간 사회에서 人間廢業을 당하고 인간된 존엄성은커녕 갖은 虐待와 저주,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는 소외된 자의 고통과 情恨을 詩化하였다. 즉 인간 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한 문둥이가 겪을 수 밖에 없는 原罪와 운명적 業苦의 비통함을 직설적으로 토로한 것이다.
그러나 한하운은 소외된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한편, 쓰라린 痛恨에 머물지 않고 宗敎的 구원과 더불어 생명, 삶, 자유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끼며 강인한 정신력으로 초극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두 시인은 소외된 삶에 대응하는 태도가 달랐지만 한국문학사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발자취를 남겼다. 이장희는 비록 소외의식의 극복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진 않았지만, 개인적 소외와 갈등 및 식민지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유폐된 지식인의 소외와, 병든 자아상을 극단적인 절망으로 제시한 시인이다.
한하운의 시는 소외당한 괴로움과 슬픔을 濾過하고 昇華시킨 시요, 生命의 노래이자 癩人靈歌로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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