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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정착촌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 영락원 주민과 한하운의 시(詩)세계를 중심으로

본 연구는 한센인의 모여삶이란 공간인‘한센인 정착촌’이 그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주어왔는지, 지금은 어떠한 것인지, 앞으로는 어떠해야 하는지 등을 해명하기 위하여, 과거의 격리 정책과 사회로부터 소외되며 살아온 그들의 체험 현상들에서 공통적인 의미와 주제를 발견하여, 그와 같은 현상들이 우리 사회의 구조와 인식 속에 어떻게 존재하여 왔고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반성적 맥락에서 분석해 보고자 하는 연구다. 한센인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받아들여지는 정도에 따라 우리 사회의 인권수준을 가늠하게 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확신에서, 연구의 초점은 이들의 인권도 우리와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였다. 개선과 변화는 현장에 있는 삶의 주체들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들에게 맞는 실질적 처방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질적 연구가 추구하는 주관성ㆍ주체성ㆍ귀납적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그들은 강제적 힘에 의하여 격리되거나 보호 구역으로 여겨지는 공간에 스스로 도피하여 모여살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그나마 나은 삶이었기 때문이다. 한센노인들은 그동안 몸이 아픈 물리적 고통보다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이 크나큰 고통이었고 슬픔이었다. 분석결과 한센인 정착촌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첫째, 한센인 정착촌은 낯선 세계로의 추방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한센인들은 그들을 낳아준 부모 형제로 부터도 버려져 가족의 일원으로 구성될 수 없었다. 따라서 한센인 정착촌은 가족으로 부터도 추방당한 자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둘째, 한센인 정착촌은 성한 사람의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해 인간의 가치와 존엄이 철저히 무시되는 피해 현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셋째, 정착촌은 한센인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야만하는 공간이었다. 방랑자처럼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한센인의 처절한 삶보다는 차라리 같은 처지의 사람끼리 모여 사는 것이 그나마 나은 삶이었기 때문이다. 넷째, 정착촌은 사회 약자들의 안식처요 보금자리라는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다. 그들에게는 같은 처지의 사람끼리 편하게 대화 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큰 위로요 안식처며 인생의 길동무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정착촌은 한센인에게 재생의 터전이었다. 동류의식을 가진 사람끼리 외로움을 달래면서 생을 이어가는 지혜를 터득하고 자식들의 성장을 뒷받침 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여섯째, 정착촌은 한센노인에게 불편한 보금자리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낙인의식과 사회적 차별, 열악한 생활 기반시설, 공유 지분 형태의 재산들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센인문제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보편적인 인권문제로 인식하면서, 성한 사람들 세계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계몽하여 일반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정착촌을 탈바꿈시키기 위한 대대적 환경개선 방안과 다양한 정책 지원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에는 과감한 이주정책이나 당해 공간을 주민 친화시설, 또는 문화 복지시설, 레져 공간 등 밝은 시설지구로 개발하는 내용들이 담겨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한센노인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실질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이 받아왔던 인권침해를 보상한다는 의미와 당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자녀들의 소득 보전을 위한 정책지원 프로그램이 시행되어야 한다. 한센인의 문제는 그 피해가 한센인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고 성한 사람들과 동등한 소득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섯째, 공동 지분 형태의 재산권에 대한 일괄 정리가 필요하다. 개별적으로 재산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거나 당해지역을 공공개발 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한센에 대한 노인 복지시설의 확대다. 정착촌에서 생활하던 한센노인이 병약한 상태가 되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면, 보호시설이나 양로시설 등 에 입소해야 할 것이다. 한센인은 신체적 질병 치료가 완치된 지금도 고통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격리정책은 불완전 했다. 격리라기보다는 버림이라는 표현에 부합된다. 성한 사람들의 세계는 억압과 격리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의 뼈아픈 유산을 정리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반성과 용서를 구하는 자세로 이들이 경험해 온 아픈 기억들을 해방적ㆍ해체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주변세력으로 버려져 있던 한센인의 삶도 우리의 삶처럼 동등하게 바라보게 될 때, 그들의 삶도 우리 삶의 가치로서 다가 설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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